시/아름다운 시

즐거운 편지/황동규

大空 2008. 1. 4. 10:43

1.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 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엇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현대문학/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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