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모(碧毛)의 묘(猫)
어느 날 내 영혼의
낮잠터 되는
사막의 위 숲 그늘로서
파란 털의
고양이가 내 고적한
마음을 바라다보면서
(이애, 너의
온갖 오뇌(懊惱), 운명을
나의 끓는 샘 같은
애(愛)에 살짝 삶아 주마,
만일, 네 마음이
우리들의 세계의
태양이 되기만 하면,
기독(基督)이 되기만 하면).
({폐허} 창간호, 1920.7)
황석우 (黃錫禹) 1895(고종 32)~1959
<추가> 시인 . 호는 상아탑(象牙塔) . 서울출생. 와세다 대학 정경과(政經科)를 중퇴. 재학시 상징주의 시인 미끼로후우를 가까이 했으며, 귀국 후 폐허(廢墟) 동인으로 활약.'애인의 인도 (20.7)','벽모의 묘','태양의 침몰' 등 난해한 상징시를 발표하여 문단에 등단,오상순,남국벽등과 더불어 초창기 시단의 선구자 역할을 했고, <장미촌>,<조선시단> 등을 창간(28) 주재하는 한편 중외일보기자를 역임,한동안 시작을 중단했다. 이 시기에 몹시 곤궁한 생활에 빠진 데다가 두 번째 부인과도 별거하고 대동신문 등의 논설위원으로 전전했다. 6.25 이후 어려운 생활속에서 외세다 시절에 할게된 신익희(申翼熙)의 도움으로 국민대 교무처장을 역임했다. 그러나 그의 급서와 더불어 다시 곤궁에 빠져버렸다.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면서 오랫동안 꺾었던 펜을 들고 다시 시작을 발표하여 새로운 방향을 타개하려 했다. 이무렵에 시 '나의 호흡과 말(58)''개나리꽃''소시곡(58)''웃음에 잠긴 우주(58)' 등을 발표했다. 그는 한국 시가에서 감각성을 최초로 보여준 시인인데 천제에 대한 노래를 감각적으로 구사하렸다. 한편 자연을 노래한 시에서도 감각성을 엿볼 수 있어,주목을 끌었다. 친귄 이 별도의 도움으로 수도의대 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아 경과가 좋았으나 병세가 악화되어 운명했다. 시집으로는 <자연송(自然頌)><朝鮮時繪社> 등을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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