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내가 좋아하는 음악

[스크랩] 오페라 나비부인/권나현

大空 2007. 7. 6. 11:43

1. <나비 부인>에 관한 이야기
 

* 당시의 시대적 배경
당시는 제국주의 경쟁에 나선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이 정치적, 경제적 공동의
이익을 위해 태평양의 주도권을 잡으려 할 때였다. 미국의 상선들은 일본의 항구에 입항했고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의 전함들 역시 함께 드나들었다. 처음 보는 나라의 전혀 다른 타입의 여성들에게 남자들이 색다른 매력에 빠져 들어간 것은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미국 정부는 아직 국제 결혼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미군들 역시 그들의 일시적인 맺음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비 부인> 제 1막에 나오는 계약 조건은 하인을 포함해서 집을 9백 99년간 '임대'할 수 있으며, 계약은 언제든지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들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사생아로 인해 생기는 여인들의 모성 본능과 동양 여인의 정신세계에서 야기되는 현실과의 괴리 현상이었다. (왼쪽은 메트에서 나비 부인으로 분한 리치아 알바네세)
이러한 문제는 그로부터 반 세기가 지나 2차 세계 대전 직후와 한국 전쟁 때 주둔한 미국 병사와 일본 여인 사이에서도 똑같이 발생했고 미국 정부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국제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정책을 취해 <나비 부인>못지 않은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인종 문제에 편협하기 짝이 없는 미국 백인들에게 국제 결혼 문제는 비극의 테마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들이 최초로 정복한 인디안과의 사랑, 흑인 노예의 후손들과의 사랑에 이어 동양인과의 사랑 얘기는 이를 피상적으로만 생각하지 않는 작가들에게 많은 소재를 제공해 주었다.

*대실패로 끝났던 초연
푸치니는 1900년 여름 런던에서 미구 극작가 벨라스코의 연극 <나비 부인>을 보고 감동하여 오페라화할 결심을 했다. 마침 <토스카>의 상연이 크게 성공한 뒤에 다음 오페라 대본을 찾고 있던 푸치니는 희곡 작가 벨라스코로부터 직접 오페라화해도 좋다는 승낙을 얻어냈고 곧 이어 자코사와 일리카에게 각본 구성을 의뢰했다. 아울러 푸치니 자신은 자료를 수집하여 본격적인 일본 연구에 몰두했다.
원래 벨레스코의 희곡은 존 루더 롱이 미국의 잡지 <센추어리>지에 발표한 소설 <나비 부인>에서 소재를 빌려 온 것이었다. 그러나 원작자인 롱은 한번도 일본에 간 일이 없었다고 한다. 오랫 동안 여자 선교사로 일본 나가사키에 살았던 그의 누이 어빙 코렐 부인으로부터 들은 실제 나가사키에서 일어났던 게이샤의 비극적인 사건을 옮겨 듣고 소설을 쓴 것이었다.
1902년 초부터 작곡에 착수했으나 그가 자동차 사고를 일으켜 대퇴부 골절의 중상을 입어 예정보다 늦어졌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1903년 12월 27일에 완성됐다. 하지만 초연은 대실패로 끝났다.푸치니에게 악의를 품고 있던 자들이 악질적인 방해를 하여 제대로 공연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토스카니니의 충고를 받아들여 부분 수정을 한 뒤 프레시아의 테아트로 그란데에서 재상연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얼마 후인 1907년에 메트에서 제란딘 파라와 카루소의 공연으로 결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었고 이후 세계에서 각광받는 오페라가 되었다.

2. 줄거리
 

 * 작곡: 푸치니 (G. Puccini, 1858 - 1924)

 * 대본: 롱(J.L.Long)이 쓴 소설을 바탕으로 자코사(G.Giacosa)와 일리카(L.Illica)가 씀 (이태리어)

 * 등장인물: 나비 부인  S

                  스즈키 (그녀의 하녀)

                  핀커폰 (미국 해군 중위)

                  샤를플레스 (그의 친구로 나가사키 주재 미국 영사)

                  고로 (결혼 중매인)

                  야마도리 (부유한 일본인)

                  케이트 (핀커톤의 미국 부인)

                  본조 (나비 부인의 아저씨)

                  그 밖의 관리, 나비 부인의 아이, 어머니, 친척들, 친구, 하녀 등

 * 때와 곳: 1900년경 나가사키

 * 초연: 1904. 2. 17. 밀라노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 제 1 막 -

나가사키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별장이다. 미 해군 중위 핀커톤과 결혼 중매인 고로는 하녀 스즈키와 사환들의 인사를 받으면서 흐뭇해 한다. 말하자면 핀커톤과 나비 부인은 이 집에서 결혼하게 된 것이다. 고로는 신부가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다가 나가사키 주재 영사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기뻐하면서 맞이한다. 그러나 영사 샤르플레스는 일시적인 충동으로 하는 결혼은 불행한 일을 초래할 수가 있다면서 충고를 하지만, 핀커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얼마 후, 신부의 행렬이 가까이 이르렀음을 알리는 합창소리가 들린다. 고로는 신부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자신의 안목을 자화자찬한다. 핀커톤은 신부를 빨리 영접하기 위해 서두른다. 드디어 신부를 맞이하여 친구들에게 나비 부인을 소개하는데, 나이는 15세, 선조는 부유한 가정이었으나 지금은 몰락하여 어머니를 보살피기 위하여 기생이 되었다고 말한다. 연회가 시작되자, 나비 부인은 핀커톤에게 자신의 부친에게 물려받은 유물을 보여주고, 기도하면서 개종할 결심을 이야기한다.
결혼식 연회가 마무리될 무렵, 그녀의 아저씨가 나타난다. 승려인 그는 그녀가 이제까지 신봉해 왔던 종교에서 개종하는 것을 비난하고 결혼에 반대한다. 그리고 친지들에게 그녀를 더 이상 가족으로 취급하지 말라고 명령한다. 나비 부인이 비통한 울음을 터뜨리자, 핀커톤은 화를 내면서 연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빨리 이 집에서 나가 줄 것을 명한다. 그리고는 길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장면을 연출하며 '저녁이 온다네'라는 이중창을 부른다. 둘은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칭송하며 사랑을 노래하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둘의 만남은 선율이 흐르다가 짧은 후주 속에 막이 내린다.

 - 제 2 막 -

어느 덧 삼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나비 부인의 집 안이다. 스즈끼가 나비 부인의 슬픔이 사라지기를 기원하고 있다. 나비 부인은 핀커톤의 약속을 믿고 있지만,스즈끼는 '외국인 남자는 모두 한번가면 오지 않는다'고 속의 말을 내뱉었다가 나비 부인의 꾸중을 듣는다. 그리고는 나비 부인은 유명한 '어느 개인 날'이라는 유명한 아리아를 부르며 그럴 리가 없다고 한다. 이 아리아 속의 '죽음'이라는 말이 나오는 부분에서 최강음으로 외치는 듯 주요 선율을 연주하는 것은 특히 그 말의 뜻을 강조하고 나비 부인의 슬픈 운명을 암시하기 위해서이다.
그 때 마침 샤르플레스와 고로가 등장한다. 핀커톤에게서 편지가 왔다며 부자인 야마도리와 재혼하라고 권한다. 여기에 야마도리가 하인을 대동하고 나타나 나비 부인에게 사랑을 호소하지만 그녀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야마도리 일행은 도저히 나비 부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음을 깨닫고 돌아간다. 이어 샤플레스가 편지를 꺼내 읽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편지의 이중창'이다. 이 노래에는 영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희비가 엇갈리는 나비 부인의 순진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또한 차마 편지를 다 읽을 용기가 나지 않는 샤프렐스의 기분도 여실히 드러난다. 만약 돌아오지 않으면 어떡할거냐는 그의 질문에 그녀는 '게이샤로 돌아가느냐, 죽느냐...'하고 탄식한다. 영사도 야마도리의 구혼을 받아들이라고 하지만 그녀는 핀커톤의 아이를 핑계삼아 곤란하다고 대답한다. 샤르플레스는 자기의 충고가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깨닫고 돌아선다. 영사가 물러가자 스즈키가 고로를 데리고 와서 이 사람이 헛소문을 내고 다닌다고 알려주므로 나비 부인은 단도를 꺼내 위협한다. 고로가 놀라 도망친 뒤 스즈키는 어린애를 데리고 안방으로 들어간다. 이때 항구에서 포성이 울려오며 군함의 입항을 알린다. 나비 부인은 흥분하여 스즈키를 부르고는, '꽃의 이중창''벚꽃나무 가지를 흔들어라'라는 아리아를 사랑스럽게 그가 돌아와 기거할 방을 꽃으로 장식한다. 노래가 끝나자 나비 부인은 거울 앞에 앉아 화장을 한다. 아이에게 옷을 입힌 다음, 자기도 결혼식 때 입었던 옷으로 감회 깊게 갈아입고는 핀커톤을 기다린다. 저녁이 되자, 스즈키와 아이는 피곤에 지쳐 잠이 들고, 창문 저편에는 달빛이 점차 흐려지건만 나비 부인은 조각과 같이 그대로 앉은 채 창밖을 내다본다. 막이 천천히 내린다.

 - 제 3 막 -

슬픈 가락 속에 사랑의 주제가 깃든 이국적인 간주곡이 있고 나서 막이 오른다. 무대는 제1장과 같다.
아침이 되자 나비 부인은 잠자고 있는 그녀의 아이를 다른 방으로 옮겨 놓으면서 자장가를 부른다. 스즈키는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잠을 청하려고 말을 건네면서 나온다. 나비 부인은 그 말을 따라 어린애를 안고 자리를 뜬다. 얼마 후 샤르플레스와 핀커톤이 느닷없이 찾아와 스즈키를 놀라게 만든다.  스즈키는 나비 부인이 어제 한 잠도 자지 않고 기다렸다고 알리고, 3년 동안 언제나 항구에 들어오는 배만 바라보고 살았다고 말한다. 핀커톤은 나비 부인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깨닫고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스즈키가 이야기를 하다 말고 뜰안에서 인기척이 들리므로 그 쪽엔 핀커톤의 새 아내 케이트가 서 있다. 샤르플레스는 스즈키에게 저 부인이 어린애를 맡아 기를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간청한다. 스즈키는 어쩔 줄 몰라 하고 핀커톤은 꽃으로 장식된 방안과 자기 자신을 보며 깊은 회한에 빠진 채 셋이 각기 자기의 기분을 노래하는 3중창이 된다. 샤플레스가 애초 내가 뭐랬냐며 나무라자 핀커톤은 마음이 괴로워 '안녕, 꽃이 피는 사랑의 집'이라는 아리아를 부른 후 더 이상 그녀를 마주 대할 수 없음을 알고 도망쳐 버린다.
케이트는 스즈키에게 아기를 자신에게 맡겨주면 친자식처럼 키우겠다고 말하자,그녀는 그러면 나비 부인이 너무 불쌍하다고 슬퍼한다.
그 때 나비 부인이 스즈키를 부르며 나오다가 사태를 짐작하고 놀란다. 그녀는 절망하면서 케이트에게 핀커톤이 오면 30분 후에 아이를 양도해 주겠다고 약속한다. 두 손님이 돌아간 뒤 나비 부인은 장지문을 닫게 하고 스즈키에게 애와 놀아 주라며 맡긴다. 혼자 남은 나비 부인은 아버지의 유물인 단도를 때어 들고 거기 새겨진 '명예롭게 살지 못한다면 명예롭게 죽어라'라는 글귀를 읽는다. 그녀가 단도를 들어 목을 찌르려할 때 어린애가 달려 들어온다. 그녀는 애를 힘껏 껴안고 애절한 노래를 부른다. 노래를 마치자 나비 부인은 어린애의 눈을 가리게 하고 성조기를 손에 쥐어 준다. 그리고는 단도를 들도 병풍 뒤로 들어간다. 곧 단도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며 이윽고 병풍에 걸쳐 두었던 흰 휘장이 안에서 열리고 목에 헝겊을 두룬 나비 부인이 비틀거리며 나온다. 어린애 곁에 다가와 힘없는 미소를 보내고는 그 자리에 쓰러져 버린다. 이때 핀커톤과 샤르플레스가 등장한다. 샤르플레스는 눈물을 흘리며 어린애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며 핀커톤이 '나비 부인'을 외치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

3. My Review
 

오페라 <나비 부인>은 탈식민주의적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될 수 있는 작품인데, 이미 조성진 선생님이나 문호근 선생님, 그리고 이남재 한국교원대 교수가 이런 시각으로 보는 작품 해석을 언급한 바 있다.
우선 탈식민주의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 <나비 부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20세기 후반부의 정치,경제, 사회, 문화의 저변에 흐르는 공통된 맥은 자유화, 다원화, 탈중심주의 등 그 이전 모던 사회의 합리주의와 중심주의에 대한 반발이었다. 탈중심주의가 문화와 예술의 양식으로 표현된 것이 포스트포더니즘이라 볼 수 있고, 철학과 비평이론에서는 후기구조주의, 나라와 나라 사이, 즉 제3세계의 문제로 확대된 것이 탈식민주의라고 볼 수 있다.
탈식민주의 이론가 사이먼 듀링은 탈식민주의를 '제국주의의 희생자였던 국가나 지역에서 보편주의적이거나 유럽중심주의적인 개념과 이미지에 의하여 오염되지 않은 정체성을 성취하려는 욕구'라고 말했다.
탈식민주의는 '문화란 가치중립적인 아닌 수사학이라는 전제 아래 억압되어 온 입장에서 텍스트를 정밀하게 읽어 그 속에 묻힌 제국주의 이데올로기를 밝혀 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이론은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영문학 작품을 분석하는 데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영문학 작품 속에 잠재된 제국주의 이데올로기를 밝히는 것인데, 실제로 나는 99년 2학기 때 탈식민주의 이론으로 영국소설을 다시 분석하는 내용의 강좌를 수강한 적이 있기도 하다.
탈식민주의 이론은 비평이론 중 가장 늦게 태어났으며 아직도 그 실체와 정체성에 대해 많은 논쟁이 오고 가는 등 얘기하면 끝이 없는 어려운 이론이다.

그런데 이 이론적 견지에서 <나비 부인>을 보기 전에 한가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탈식민주의 이론이 제국주의와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국가 간의 문제인데 어떻게 과거 제국주의 정책을 폈던 일본과 미국 사이의 관계에다 이 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탈식민주의 이론은 내가 알기로 단지 제국과 식민지 국가 사이의 관계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보다 넓은 의미에서 서구문화에 전반적으로 잠재된 서구중심주의적 시각에서 기인한 동양에 대한 편견도 다룬다. 일본은 막강한 힘을 과시하는 제국이었지만 유럽중심적인 개념으로 보면 여전히 타자인 동양이다. 그리고 <나비 부인>의 시대적 상황은 일본이 미국을 통해 서구 문화를 받아 들여 개화되어 가고 있던 시점이었으니 충분히 가능하다.

미 해군장교인 핀커톤은 이 나라 저 나라에 진출하여 자신의 몫을 챙기는 제국주의의 일원이다. 그런 그에게 현지 여인들과의 결혼은 단지 즐기기 위함을 뿐이다. 문호근 선생님에 의하면, 핀커톤이 결혼했을 때의 동기야 어찌됐든 간에 아기까지 낳은 정식 일본 부인을 아무런 의논이나 양해없이 당연한 듯이 버리고, 그 아이를 달라고 하는 것이나, 케이트가 당연히 자기가 정식 부인이고 나비는 남편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여인으로 취급하는 것이나, 샤플레스가 공식 영사로서 자국 국민의 법적인 잘못을 아무런 이의없이 묵인하면서 미국 여인과의 관계를 정당화시키는 태도 등은 모두 동양인에 대한 백인 우월주의의 발로라고 볼 수 밖엔 없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관람하면서도 그 누구도 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도 전세계에 걸쳐서 마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백인 우월주의의 반영이라고 했다.
나 역시 탈식민주의 이론을 접하기 전까지는 <나비 부인>의 전곡 레코딩을 수 없이 들으면서도 아름다운 선율과 비극적인 효과에만 집중했을 뿐 이러한 문제를 생각해보진 않았다. 그만큼 우리들의 의식 속에도 서구인 중심의 개념이 여과없이 침투해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 3세계에서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찾기 위한 문화운동을 활발히 해 나가고 있는 만큼 우리도 좀 더 우리만의 시각을 확립하여 서구 문화를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는 <나비 부인>을 직접 본 적이 없으며, 또 비디오나 TV를 통해서도 전곡을 다 보지는 못했다. 미렐나 프레니가 주연하는 <나비 부인>비디오 테잎도 유명한 아리아 장면들 밖에 보지 않아서 전체적인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리고 얼마 전 케이블 TV를 통해 김영미가 주연하는 <나비 부인>공연의 3막을 본 일이 있으나, 전체를 다 보지 않은 이상 어떻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내가 들어 본 가장 아름다운 '어떤 개인 날'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다. 레나타 테발디가 부르는 영상물이었는데, 그녀는 반짝이는 검은 색 반팔 드레스를 입고 나와서 너무도 빛나는 음성과 거침없는 고음을 들려 주었다. 나는 그녀의 노래를 레코딩으로 처음 접했을 때 날씬하고 청순한 이미지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의 모습은 내 상상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었다. 아주 우람한 체격이었고 얼굴은 사진보다 아름답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음성은 더없이 맑고 고왔다. 칼라스의 노래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지만 '어느 개인 날'은 테발디의 노래를 더 좋아한다.
내가 좀 더 다양한 전곡 녹음을 사서 감상하고, 또 실제 공연을 보고 나면 제대로 된 감상을 올리겠다.


출처 : 대전 팔주회
글쓴이 : 大空(김한권)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