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름다운 시

6월의 시 / 김남조

大空 2007. 7. 3. 17:43

- 6월의 시 / 김남조 -

어쩌면 미소짓는 물여울처럼
부는 바람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고마운 햇빛은 기름인양 하고

깊은 화평의 숨 쉬면서
저만치 트인 청청한 하늘이
성그런 물줄기 되어
마음에 빗발쳐 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미움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바람도 미소하며 부는 것일까

잔 물결 큰 물결의
출렁이는 바단가도 싶고

은 물결 금 물결의
강물인가도 싶어

보리가 익어가는 푸른 밭
밭머리에서
유월과 바람과 풋보리의
시를 쓰자
맑고 푸르른 노래를 적자

김남조 (金南祚 1927∼)

시인·수필가. 대구(大邱) 출생. 1951년 서울사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시인협회장·여류문학인회장 등을 지냈다. 1950년 《연합신문》에 <성숙> <잔상> 등을 발표, 등단하여 1953년 첫시집 《목숨》을 발간하였다. 제2시집 《나아드의 향유(1955)》부터는 신앙적 삶을 고백하는 시로 종교적 사상·윤리가 시의 중심사상이 되었다. 언어의 조탁, 유연한 리듬, 유려한 시형을 통해 인간 내면의 긍정성을 노래하는 시를 꾸준히 발표하였고, 한편 수필집 《먼데서 오는 새벽(1986)》 《기억하라 아침의 약속을(1987)》 《김남조 전작집(전9권)》 등도 발간하였다. 자유문인협회상, 국민훈장 모란장,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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