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카자료

[스크랩] 85.8... 여친렌즈의 허와 실

大空 2009. 7. 10. 12:01

흔히 85.8 (Nikon 85mm f/1.8) 렌즈를 '여친렌즈'라고 부르며 야외에서 전신 인물사진을 잡기에 안성마춤인
렌즈라고 하여 많은 분들이 만족하며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팔공이같은 크롭바디에 마운트하면
85mm x 1.5 = 127.5mm 라는 촛점거리를 가진 렌즈가 되는 것, 일전 크롭에 대한 글에서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허왕사진기 [크롭 factor에 대한 올바른 이해] 참조

촬영거리를 제대로 계산하려면 촬상소자(센서)의 크기와 피사체의 크기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촬영거리. 피사체의 크기, 센서의 크기, 그리고 촛점거리 사이에는 아래와 같은 방정식이 존재합니다.

피사체의 크기 : 센서의 크기 = 촬영거리 : 촛점거리

아래 그림을 한 번 보겠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위의 그림에 공식을 대입하면 아래와 같은 공식이 나오게 됩니다.

A : B = D : C
25000mm : 15.8mm = ??? : 85mm
??? = 25000 x 85 / 15.8
??? = 약 134,494mm

키 170cm 정도의 어른을 약간의 여백을 포함하여 1.5 크롭 센서에 담기 위해서는 약 134,493mm, 즉 13.5 미터
정도 떨어져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입니다. 여백을 더 넉넉하게 주기 위해선 더 멀리 떨어져야 되겠죠.
실제로 전신 인물 촬영에서 이상적인 여백을 두고 찍으려면 약 18-20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결국
피사체(사람)와 이 정도 거리를 두고 찍으려면 웬만한 실내에선 여의치 않기 때문에 야외에서나 가능하다 해서
'야외인물 전용'이라는 약간 이상한 별명이 붙은 것입니다.

그러면 과연 20미터 정도에서 조리개 최대 개방(1.8)으로 인물 전신 촬영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일단 디테일(선예도)이 안 나옵니다. 피사체가 멀기 때문에 측광도 정확하지 않겠죠. 스팟측광 모드에서도 어디에
측광하느냐에 따라 심한 편차를 보입니다. 피사체가 멀기 때문에 오밀조밀한 신체 부분의 입체감을 표현하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머리칼은 그냥 뭉쳐져서 찍히는 경우가 많고 윤곽은 배경과의 노출차이가 심할 경우 많은
색수차도 나타납니다. 이것은 렌즈의 구경에 비해 조리개 최대개방 수치가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일
것입니다. 85.8은 밝은 렌즈이지만 그다지 해상력이 좋은 렌즈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이 85.8 렌즈가 여친렌즈라고 불리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일까요?

아웃포커싱(보케) 때문이죠. 보통 85밀리 정도의 망원에서 조리개를 1.8 정도로 열게 되면 촛점이 맞은 피사체를
제외하고는 전부 뭉개집니다. 그러다 보니 보통의 디카로는 나오지 않는 뽀시시한 인물사진이 나오는 것이죠.
그러나 최대 조리개 개방 수치가 다른 망원에 비해서 크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실속은 없는 렌즈입니다.
물론 반신촬영이나 클로즈업 촬영에선 제 몫을 합니다. 그러나 전신 촬영의 용도로는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은
렌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85밀리 1.8과 85밀리 1.4는 풀프레임 포맷 대응 렌즈입니다. 풀프레임에 썼을 때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겠죠.
결국, 크롭바디로 야외에서 인물 전신 촬영을 하기 위해서는 85밀리 렌즈보다는 50.8이나 50.4가 더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85.8과 50.4를 같이 가지고 계신 분들은 한 번 두 렌즈를 써서 인물 전신 촬영을 해서
비교해 보세요. 눈에 보이는 차이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렌즈의 호불호는 절대적으로 개인적인 요소입니다. 남들이 좋다니까 무턱대고 구입하기 보다는 용도에 맞게,
충분한 사전조사나 전문가의 조언 등을 참고로 하는 것이 나중에 실수하는 경우가 적습니다.





[사족]
늘 말씀드리지만 제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적은 것이므로 객관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85.8 렌즈를
잘 사용하고 계시는 분들을 폄하하는 것이 절대 아님을 밝혀 둡니다.




출처 : D80 CLUB
글쓴이 : 김유진(미국, SCV)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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